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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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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1-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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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가 2010년 6월,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분당구 율동 영장산 큰골(맹산) 일원과 대장동 모두마니지역, 하산운동의 옛 쓰레기 매립장 주변에서 수 백 마리가 화려한 빛을 발산하는 반딧불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아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살 수 있다고 한다. 주변 산림이 양호하고 더불어 습지, 논 등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야만 반딧불이 서식지가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반딧불이 군락지로 전라북도 무주를 꼽고 있다. 그런데 수도권 청정지역으로 성남시가 14년째 반딧불이 축제를 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럽다.

 

성남반딧불이 축제는 매년 6월 하순에 열린다. 이 행사는 가족단위로 참석해 가족의 애정과 정서를 돋운다. 마치 어린 시절 동심 과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기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가치로 존재하는 장이다.

 

성남반딧불이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분당환경시민의모임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태도를 변화시켰으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깨우치는데 일조했다.

 

시민모임의 이 같은 환경 축제는 지난 1999년부터 반딧불이 보전·복원지역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성남시는 2009년도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수정구 복정·창곡·고등·금토·심곡동, 중원구 상대원·은행·갈현·도촌동, 분당구 대장·야탑·율동 등 12개동 36곳을 모니터링해 반딧불이 군락지를 확정했다. 이 중 올해 성남시가 분당구 율동 큰골(맹산) 일원과 대장동 모두마니지역(낙생저수지 주변), 하산운동의 옛 쓰레기 매립장 주변 3곳을 반딧불이 보전지역으로 선정하고 그 외 지역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해 ‘성남생태네트워크 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반딧불이는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대표적인 환경지표 곤충이다. 반딧불이가 내는 빛은 배에 있는 발광세포에서 나오며, 200마리 정도를 모아 빛을 내면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이다. 지구상에 반딧불이의 종류는 약 2천여 종에 달하며 우리나라에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3종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반딧불이(Luciola lateralis)는 알에서 유충,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된다. 애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은 주로 논, 습지, 작은 농수로 주변 등 유속이 빠르지 않은 담수지역이 대부분이다. 애반딧불이의 암컷은 수컷보다 크다. 겉날개는 검은색, 앞가슴 등판은 주황색이며, 가운데 검정색의 굵은 세로줄이 있다. 암수 모두 날수 있으며, 짝짓기를 위하여 암수 간에 서로 불빛으로 교신한다. 발광회수는 분당 60∼120회 정도이며, 발광기는 암컷은 복부 제 6마디에 1개, 수컷은 제 6, 7 마디에 발광기가 1개씩 2개가 있다. 짝짓기 후 물가의 이끼나 그 주변에 산란하며, 수명은 15일 정도라고 한다.

 

늦반딧불이(Pyrocoelia rufa)는 국내 서식종 중에서 가장 크다. 성충 출현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8월 중순∼9월 초순에 출현한다. 암컷은 수컷 보다 다소 크고 암컷은 겉날개가 퇴화되어 날 수가 없다. 늦반딧불이는 가슴부위는 담황색이며 방패모양의 구조물로 되어 있다. 이들 성충 수명은 20일 정도이며, 암수 교신은 애반딧불이와 달리 불빛과 성페로몬으로 교신한다. 발광 패턴은 다른 반딧불이와 달리 점멸식이 아니고 지속적인데, 일몰 후 1시간 정도만 빛을 낸다. 교미 후 암놈은 40∼50개의 알을 돌 밑이나 풀뿌리 근처에 낳는다. 늦반딧불이는 숲속, 하천을 끼고 있는 산기슭, 밭둑 등 음습한 곳에서 산다.

 

파파리반딧불이(Hotaria papariensis) 성충 출현은 애반딧불이 보다 다소 빠른 6월 초순∼7월 초순이며, 성충 모양은 애반딧불이와 유사하나 앞가슴 등판에 세로줄 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발광기는 수컷은 복부 끝에 2마디가 있고 암컷은 1마디로 B자 모양을 하고 있다. 특징은 수컷이 암컷보다 크다는 것이다. 암컷의 경우 속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한다. 발광 회수는 분당 60∼80회 정도이고, 불빛은 애반딧불이 보다 훨씬 현란하고 순간적이다. 하천을 끼고 있는 산기슭, 숲, 논밭둑 등 음습한 곳에서 서식한다.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저서를 통해 “반딧불이는 신기한 곤충이다”고 말한다.

 

“반딧불이 불빛은 형광등이나 전구가 발하는 빛과는 달리 차가운 빛이다. 화학적으로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여 생기는 빛으로 열 손실이 거의 없어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빛에너지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웬만한 시골이면 어렵지 않게 불 수 있었던 반딧불이가 요즘엔 하도 귀해서 어디든 나타나기만 하면 큰 뉴스거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했던가. 일명 개똥벌레라 불리는 반딧불이의 불은 우리 산천 거의 모든 곳에서 꺼져버린 지 오래다.

 

반딧불이들이 꽁지에 불을 밝히고 하염없이 밤하늘을 나는 것은 사랑을 나눌 연인을 찾기 위해서다. 옛날 가난한 선비들이 반딧불이들을 잡아서 그 불빛에 책을 읽었다고 하는 데 그 불빛이 애타게 연인을 부르는 절규임을 아는 선비가 과연 몇 있었을까? 동물들은 다 제가끔 독특한 짝짓기 신호들을 가지고 있지만 어두운 밤 깜빡이는 불빛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반딧불이의 신호만큼 아름다운 것도 흔치 않으리라. (……)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딧불이를 길러 야생에 풀어주는 주부 동호인 협회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 다시 이 땅의 반딧불이들도 마음껏 사랑의 향연을 벌일 수 있도록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성남 반딧불이 축제를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해맑은 동심의 세계를 열어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불을 켠다.”

 

우리가 반딧불이에 관심을 기울는 이유는 반딧불이가 환경오염에 몹시 취약하다는 면과 인간에게 친숙하다는 면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곤충이 오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반딧불이는 환경오염에 취약하다. 그래서 인간 삶의 쾌적한 지표를 반딧불이 불빛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인간이 누려야할 낭만과 환상을 가져다주던 오랜 친구 개똥벌레를 수도권 청정지역 성남에서 불 수 있기를 바란다.

 

청정지역 성남이 되려면 100만 성남시민의 관심과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김수근 교수의 “건축과 동양 정신”에서 말한 ‘네거티비즘(negativism)’의 의식은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네거티비즘은 ‘인간이 자연환경을 훼손 할 경우 자연의 필요조건도 들어줘야 한다는 인식이다. 즉, 산을 헐어 건축행위를 할 경우, 그로 인한 어떤 부정적 결과가 야기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팽창주의,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한 적극적인 건축행위를 경고한다.

 

“공간설계에서 네거티비즘을 적용한다는 것은 그 설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쓸모 있게 이용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다른 어떤 사람에게 끼칠 수 있는 해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해 보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란 대체로 이미 다른 생명체들에 의해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현재 생명체가 전혀 서식하지 않는 공간을 이용하고자 하는 계획은 대개의 경우에 다른 어떤 생명체의 생활공간을 침범하는 행위가 되고 만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자연이 공간은 무제한으로 우리 인간을 위해 마련된 것처럼 착각해 왔다. 이 것은 마치 유럽에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간 이민들이 그 넓은 땅을 하느님이 자기들에게 준비해 준 것처럼 착각하고서 그 곳에 이미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우리 인간이 계속 자연의 공간을 침범해 나가다가는 가까운 장래에 자연으로부터 보복을 받아서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는 의식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한 네거티비즘적인 사고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도시와 농촌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성남은 수정·중원의 본시가지와 분당의 신시가지, 판교의 명품도시, 위례의 자연도시로 구성된 4핵이 인위적으로 계획된 도시이다. 이들 4핵의 주변에는 남한산성, 청계산, 불곡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이들 주변에 그나마 자연 환경 생태계가 양호한 편이다. 이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아니 성남시민과 자연이 공존하기 위해 스스로 남겨진 녹지공간을 지키고 힘을 결집해야할 때다.

 

특히 남한산성 및 불곡산, 맹산, 청계산 등지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소쩍새 등을 포함한 20여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다. 또 다람쥐, 청설모 등의 포유류와 함께 습지지역에 사는 굴뚝새, 버드나무 군락지 등을 볼 수 있다. 식물군으로 망태버섯을 포함한 다종의 버섯, 습한 지역에 서식하는 산개구리와 도롱뇽, 두꺼비, 반딧불이 등이 발견되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자연신탁국민운동, The National Trust of Korea)이 자연스럽게 펼쳐졌으면 한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 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 및 문화유산을 확보한 후 시민 주도하에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시민환경운동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환경을 보전하고 미래세대에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믿고 맡긴다는 의미이다. 이 운동은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귀중한 자연자원이나 역사적 환경을 시민의 단결된 힘으로 지켜왔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이나 모금을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 및 문화유산지역의 토지나 시설을 인수 또는 신탁 받아, 이를 영구보존하는 운동이다. 현재 영국토지의 1.5%, 해안지역의 17%나 소유하고 있고, 회원이 250만명, 연간 예산이 3천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24개 선진국에도 도입된 세계적인 운동이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도 마을재산으로 동네 주민들의 공동소유를 통해 자연자원을 관리하고 영구보전하던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등산 공유화 운동, 태백산 변전소 땅 한평 사기 운동 등 내셔널트러스트 성격의 시민운동들이 진행되었다. /곽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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