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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의회 "의원상"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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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1-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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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지방자치제는 1952년에 처음 실시된 이후 3차례 지방의회를 구성하였으나 1961년에 폐지되었다. 그러다가 1991년 지방의회가 출발되었고 1995년부터 통합지방선거가 실시되었다. 지난 6월 2일은 제5차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었다.

 

6·2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 한 사람이 8장의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1인 8표제’, 즉 기존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지역의원, 광역비례대표의원, 기초지역의원, 기초비례대표의원에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가 추가되면서 처음 선보였다.

 

선거는 유권자와 입후보자 사이에 공개시장이 개설되는 것과 같다. 선거운동을 통해 후보자는 유권자에게 좋은 상품을 선전하고 구입을 권유하는 대화의 과정이며, 이는 곧 국가와 사회의 대화를 의미한다. 즉 실현 가능한 정책을 선보이고 당선을 위해 투표를 권유하는 공개적인 시장과 같은 것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업무수행 실적을 회고하여 상을 주거나 벌을 주며, 또는 당선 이후를 전망하여 지지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거는 공직에 대한 경쟁을 제공하고, 이후 공직자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제는 정당과 후보자에게 책임정치와 유권자에 대한 대응성 및 반응성을 높이는 것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제도로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이런 점에서 선거운동의 위축과 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저하는 선거결과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 문제는 이러한 결과가 온전히 유권자에게 피해로 돌아오며, 한국 민주주의의 실질적 진보를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민선 4기 지방자치단체 230개 중 94곳의 기초단체장들이 비리·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전체의 41%로 10명중에 4명이 중도 하차한 것이다. 민선 1기(1995~1998년) 때만 해도 23명에 그쳤으나, 민선 2기(1998~2002년) 들어 59명으로 늘었고, 민선 3기(2002~2006년) 때는 78명으로 민선 4기를 포함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선을 노린 호화판 청사 건립 문제 등도 최근에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견제 없는 지방의회와 자치단체장의 관계에 그 원인이 크지만, 민주주의 시장에서 제 기능을 담당하지 못한 정당,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의 인식과 행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본지는 이러한 지방자치의 모순을 발전지향적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성남시와 성남시의회를 모델로 연재한다. 이번 호에는 성남시의회의 현실과 의회 상을 그려 본다. 성남시 의회의 바람직한 모형을 만들기 위해 먼저, 성남시의회 수장을 맡고 있는 장대훈 의장의 인터뷰 내용을 본다.

 

장 의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소통과 대화·타협하는 의회가 되도록 힘쓰겠다. 100만 성남시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면밀히 따져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장 의장이 지적하는 의회의 문제점으로는 “집행부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 감시 기능이 약하다. 이 문제는 현재의 지방자치법이 중앙집권적으로 편재되어 있어 이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의원들도 제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소신 있는 의정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제6대 전반기 성남시의회 상에 대해 장 의장은 “시민중심, 현장중심, 정책중심의 의회 상이다. ‘복잡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시민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의회, 시민을 위해 활동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정책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 의정활동의 범위를 넓혀 주거, 복지, 교통, 교육, 사회적 양극화, 조기퇴직 대응, 저출산 고령화, 청소년 문제,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 등 미시적인 것에서부터 거시적인 것까지 다양한 의제를 폭넓게 의회 내에서 토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적인 조례, 정책적인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의회 상이다”고 말한다.

 

장 의장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성남시의회의 바람직한 상은 시민과 의회, 의회와 집행부, 의원 간의 소통·대화·타협을 꼽고 있다.

 

장 의장이 인터뷰에서 ‘소통·대화·타협’을 강조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모르긴 해도 장 의장은 ‘시민의 무관심’을 가장 두려워했을 것이다.

 

에티엔느 드 라 보에티 “자발적 복종”에서 ‘못된 정치꾼에게 창을 찌를 필요도 없고, 뒤엎을 필요도 없다. 다만 그를 지지하지 않으면 족하다. 그러면 너희는 조만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토대가 사라지면 못된 정치꾼은 마치 제 무게에 못 이겨 저절로 붕괴되어, 산산조각 나는 거대한 입상처럼 무너지고 말 것을...”이라는 글을 장 의장은 두려워 했을지 모른다.
 
여기서 라 보에티가 말한 인민들의 속성을 의회 의원과 비교해 비춰보면 어떨까? 실제로 억압을 받는 인민들은 자유와 평화를 갈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폭정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것은 인민이 어떤 막강한 권력에 의해 강요당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억압을 자청한 꼴이다.

 

그럼 의원들은 어떤가? 의원들은 시민이 권한을 넘겨준 대의정치 역할을 잃어버리고 시민위에 군림하며 견제의 대상인 집행부의 호의적 대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자연스러운 일로 여긴다.

 

아무튼 성남시의회를 비롯한 우리나라 지방의회 의원은 권력을 누리는 ‘특권층’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러한 특권은 지방의회 20년이란 짧은 역사 속에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 특권은 의원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의원들을 그렇게 대우하고 환경을 만들어 낸 탓이다. 그만큼 의원들에 대한 책임 부여와 역할을 존중해왔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방의회가 성년을 맞아 주위에서 받드는 관계가 아니라 지방의원이 시민을 섬기고 제 역할을 다 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고 본다.

 

제6대 성남시의회를 보면 정당 간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의원 간 반목과 질시가 상시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앙금은 본회의장에서 상임위원회에서 십분이 멀다하고 폭발한다. 이러한 갈등은 나쁜 것만도 아니다.

 

다수석을 차지한 정당의 권위를 인정하는 과정이며 소속된 정당이 경외스럽 듯이 타당의 정당 또한 존경스럽게 접근 하는 과정이다. 또한 하나 된 의정활동을 펴기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통합을 위한 위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문제는 위기를 극복할 구심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구심체는 다선 의원이나 선배 의원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또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만약 앞으로도 성년이 된 의원들이 특권층으로 권력만을 행사한다든가 의원 간의 반목, 질시가 판을 치게 된다면 일본의 지방의회와 같은 꼴이 될지 모를 일이다.

 

일본의 지방의회 의원들은 우리처럼 대우받지 못한다. 왜 그럴까?

 

집행부의 단체장의 권한이 커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다수의 힘으로 집행부를 혼줄 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견제 기능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허수아비 의원이다.

 

다음으로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감이다. 일본인이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지방차치단체는 중앙에서 시키는대로 한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치 경시 풍조 때문에 그렇다. 또 의회가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제대로 된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최근 지방재정위기 속에서 의회의 의원 정수를 감축하자는 움직임이다. 이는 의회 측이 열린 의회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고 주민과 함께 의회의 나아갈 방향과 역할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다.

 

땅에 떨어진 일본 지방의회의 상을 정립하기 위해 지방의원들은 묘책을 찾고 있지만 등을 돌린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하튼 일본 지방의회가 주민에게 호응을 받기 위해 방법을 동원한 내용을 보자.

 

첫째로 임시회 및 정례회를 휴일 및 야간에 개최하자는 것이다. 둘째로 위원회 심의를 공개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본회의에서 이미 심의가 끝난 안건에 대하여 표결만 하는 경우가 많아 방청자들로부터 ‘의례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셋째로 모의의회를 개최해 장래의 유권자에게 의회 심의를 모의 체험하도록 하여 지방의회의 관심을 높이자는 것이다.

 

성남시의회를 비롯하여 한국의 지방의회는 현재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시기로 새로운 국면이 닥칠 것을 예상해야 한다. 남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는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그렇다면 지방의원 스스로 새로운 의원 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의원 스스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짧은 시간에 다량의 행정 정보를 해독하고 평가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열린 마음과 청렴한 마음으로 타자를 볼 줄 알아야 한다. /곽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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