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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회는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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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2-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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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와 감자의 차이는? 고구마는 뿌리의 일종이며 감자는 줄기의 일종이다. 잠자리의 날개와 새의 날개의 차이는? 잠자리의 날개는 표피세포가 변한 것이고 새의 날개는 앞발이 변한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이런 것쯤은 배웠을 것이다. 널리 보급된 상식이다. 고구마가 감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같은 것이 아니다. 잠자리의 날개가 새의 날개와 공히 나는 기능을 한다고 해서 역시 같은 것이 아니다. 모양이나 기능은 비슷하지만 그 기원은 전혀 다르다.

 

요컨대 현상형태와 본질은 다른 것이다. 만약 초등학교조차 나오지 않아 이런 사실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사실들을 아는 사람들 앞에서 잠자코 있어야 한다. 그러면 무지하다고 표 나지는 않겠다.

 

이 사실들조차 모르는 사람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 앞에서 고구마와 감자가 같다고, 잠자리의 날개와 새의 날개가 같다고 큰 소리를 친다면? 게다가 그것을 모른다며 욕설까지 퍼붓는다면? 지난 20일 성남시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모 의원이 보여준 것이 정확히 이 경우다.

 


그는 한나라당 이덕수 의원이 의회에서 한 발언(이재명 시장에 대한 판교철거민의 항의가 시장에 대한 집단폭행으로 알려진 것,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임을 의심케 하는 발언내용에 대한 의문)을 문제삼아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이다.

 

"백만 시민이 뽑은 시장과 몇 천 명 (시민)이 뽑은 시의원이 같냐구!"
"인간쓰레기가 하는 행위야!"

 

의원 맞아? 한 마디로 표의 크기로서 시장과 시의원을 차등 비교하는 그의 발상은 그가 의원인지 근본적인 의심을 품게 한다. 그것은 현상형태와 본질을 같다고 전제한 뒤, 그 크기로서 양자를 비교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시의원은 표의 크기로서 비교될 수 없다. 각각 서로 다른 본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이든 지자체장이든 그들로 대표되는 정부 및 지자체 행정권력과 국회의원이든 지방의원이든 의원들로 이루어진 입법권력은 전혀 다른 구성원리에 입각해 있다.

 

요컨대 그것은 '대중의 의지를 어떻게 대표하는가'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사고, 서로 다른 역사(사실로서의 역사)를 반영한다.

 

하나는 대중의 의지를 개개인의 의지를 초월한 '일반의지'로 상정하고 그것을 국민투표와 같은 전체 투표와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으로 대표되는 행정권력을 통해 구현한다는 사고다. 이것은 실제 역사에서 민주주의, 공화주의, 국가주의, 파시즘, 공산주의의 계보를 이룬다.

 

다른 하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개개의 인간들은 다양한 이해관계의 대립 안에 있기 때문에 의회는 그것을 조정하는 곳이라는 사고다. 따라서 대중의 의지는 일반의지가 아닌 공개토론에 의한 합의 및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된다. 이것은 실제 역사에서 자유주의의 계보를 이룬다.

 

'대의민주주의'는 이 서로 다른 사고가 역사적인 투쟁을 통해 현실에서 '봉합'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한 대의민주주의를 흔히 '자유민주주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적 국가들이 채택한 국가 및 국가에 속한 지방자치단체 시스템이다.

 

만약 대의민주주의에서 자유주의가 부정당하면 실제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그것은 보나파르트, 히틀러, 무솔리니, 전전의 일본천황으로 상징되는 파시즘으로 간다. 또는 소련 및 동유럽 등의 공산당 독재나 이북의 김일성 수령독재와 같은 국가주의, 공산주의로 간다.

 

성남시의회가 늘 시끄러운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것은 이재명 시장이 자유주의를 원리로 하는 의회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의회는 더욱 자유주의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것은 원리적으로 당파의 문제와는 무관한 것이다.

 

행정권력이든 입법권력이든 그 출발은 '참정권'이지만 각각이 기초하는 구성원리는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즉 현상형태는 비슷하며 그 현상형태에서 표의 크기가 차이가 있지만 각각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것도 모르고 양자가 같다고 전제하고 표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것은 무지를 넘어 자신이 처한 곳이 어디인지조차 모르는 몽매함 그 자체다. 그런 그는 한 마디로 의원의 자격이 없다. 그런 그가 욕설까지 퍼부었으니!

 

성남시의회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이런 저질의 의원을 볼 수 있을까! 모른다면 차라리 잠자코 있어야 한다. 적어도 표 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왜 욕설까지 퍼부어대며 표를 냈을까.

 

의원들이 의회의 원리를 안다면 아는 대로 행해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민선5기에 들어와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소수당임에도 오히려 '한가한 여당의원' 행세가 지배적인 형태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 소속 이숙정 의원 처리문제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준 것은 그 압권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또다시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바로 무지몽매한 발언에 해서는 안 될 욕설까지 퍼부은 민주당 소속 그 의원이다. 그는 본질과 현상형태를 전혀 구분하지 못한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시의원은 더 이상 시의원이라고 불러선 안 된다. 그는 그를 뽑은 어디 동네의 '동네의원'으로 불리어야 마땅할 것이다. 또 그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시의원은 시장 앞에서 굴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역시 논리적 필연이다.

 

그래서인가. 시장을 편든답시고 의회를 폄하한 수행비서에 대한 파면 촉구 결의안 제출이 민주당에 의해 철회된 것은 이런 굴종의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수행비서에 대한 파면 촉구 결의안 제출이 양당 합의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 시장 미팅에서 시장이 뭐라 한다고 꼬리를 감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민주당의 존재감이 시민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의원은 욕설만으로도 충분히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켰다고 판단된다. 그런 윤리적인 문제는 그가 윤리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원이 뭔지, 의회가 뭔지를 전혀 모르는 무지몽매함에서 비롯된 것임은 물론이다.

 

성남시의회가 안팎으로 위기에 빠져 있다. 성남시의회는 우회와 정면 대응,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 선택은 볼 것도 없이 의회의 원리인 자유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와 의미 있는 실천에서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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