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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분당지역 고3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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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2-08-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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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초인 지난 6일 성남 분당에 있는 B고 3학년 학생이 자신의 방에서 목을 메었다. 21일에는 역시 성남 분당에 있는 E고 3학년 학생이 야간 자습 시간에 학교 화장실에서 목을 메었다. 성남 분당 지역에서만 한달 안에 꽃다운 두 생명이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버렸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나온지도 어언 30여년이 되어가지만 입시 경쟁에 학생들이 희생되는 상황만은 바뀌지 않고, 오히려 가중되어가기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시 전형이 일반화되며 대입 전형의 종류만 3,298개에 이르게 될 정도로 입시의 복잡성과 부담이 커졌다.


그것은 종종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신자유주의 소비자 논리로 포장되곤 하지만,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고3학년 1년 내내 피를 말리는 입시 전형이 지속된다는 가혹한 의미이다. 엄청난 전형료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전형별 경쟁률만 더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에 발생한 안타까운 일들도 수시 전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일상화시키는 복잡한 입시안에 대한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


또한 성남 분당 지역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빈발하는 이유는 부모들의 학력과 학벌이 상대적으로 높아 학생들이 학부모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가정불화가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치닺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의 아파트 집값 유지 전략과 학교 관리자들의 보신 때문인지 쉬쉬 덮이기는 했지만, 분당지역에서는 이미 몇년째 성적과 관련된 중학생들의 자살 사건도 이어져 오고 있다.


따라서 성적과 학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 전환을 위한 학부모 교육이 시급한 상황인데, 일부 학교들은 자녀들을 이해하고 품는 방법을 알리는 학부모교육보다는 오히려 입시 전략을 설명하며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심지어 '아버지회 모임'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요청하는 형국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 적극 지도해 나감과 동시에 학부모교육을 비롯한 학부모사업에 대해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고, 여·야의 각 대선 주자들은 다양한 교육 관련 공약들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고질병이라 할 대학 서열 체제와 그에 따른 극심한 입시 경쟁의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눈길끌기 식 이벤트 프로그램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문제 역시 대학(최근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까지) 서열 체제로부터 기인하는 살인적인 입시 경쟁 때문임에 주목하여 더 이상은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대학 서열 체제와 입시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되기를 바란다.


우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남지회 교사들 역시 괴롭고 외로운 마지막을 보냈을 제자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책임을 절감하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학교 교육의 목표가 '진학'이 아닌 개인의 '행복과 성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참교육 실천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성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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