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와 경기북부의 관광 매력 > 오피니언/인터뷰

사실 경기북부에는 역사 문화유적과 기러기, 두루미 같은 철새, 고라니, 노루 등 야생동물, 그리고 수생 동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교육적 가치가 많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비무장지대, 민통선 , 군인, 군부대, 판문점 등 전쟁 또는 분단과 관련이 있는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곤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이미지 때문에 경기북부로 오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기만 하다.

불편한 교통과 숙박시설 등도 한몫 하고 있지만 이 것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경기북부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 더 든다.

그래서 북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써 경기북부의 생태와 다양한 문화행사, 그리고 역사유적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아이러니 하게도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상처를 간직한 이 지역이 60여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겨 아름다운 자연생태가 잘 보전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국내외 많은 생태 전문가들로부터 찬사가 이어지고 보존의 가치에 대해 활발히 논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지역이 내년이면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가 될 모양이다. 경기도에서 금년 10월에 유네스코에 세계생물권보전지역 지정신청서를 제출 하였기 때문이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또 내년에는 생태와 관련된 국제환경회의가 제주도를 비롯해 경기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DMZ의 우수한 생태와 경기도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다.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 이 지역은 고구려 시대를 비롯한 역사 문화 유적이 많이 산재해 있는 지역이다. 호로고루성, 당포성, 숭의전, 경순왕릉 등은 각각의 사연을 간직한 역사 유적들이다.

호로고루성과 당포성은 고구려 유적이다. 숭위전은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고려 충신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고려의 종묘다. 경순왕릉은 신라 마지막 왕이다. 고려에 볼모로 와 있던 경순왕은 낙랑공주와 혼인을 하고 고향인 신라를 그리워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된다.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경순왕과 낙랑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인형극으로 만들어져 도라산평화공원에서 매일 수차에 걸쳐 공연을 하였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군 작전상의 이유로 관광객 접근이 어려워 공연을 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은 안보관광이다. 연천의 평화누리길(5km)과 남방한계선 , 철책선 따라 걷기그리고 열쇠전망대로 이어지는 DMZ 트레킹 코스는 아직 초보단계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코스다. 특히 포천의 사격훈련 관람은 안보관광중 백미로 꼽힌다.

다음은 북부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 행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것이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되는 문화행사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주말공연이 열린다. 난타 오즈의 마법사를 비롯한 조수미, 바렌보임과 같은 특별공연과 함께, 어린이날 축제, 비보이 공연, 노리단, 점프, 레인보우 콘서트, 경기도립예술단 피크닉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주말이면 끊이지 않고 공연이 개최된다.

이외에도 연천(8월)의 DMZ 국제음악제와 DMZ 국제다큐영화제, 민통선 구간을 달리는 평화통일마라톤대회, 평화통일 미술대전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북부지역 이루어진다.

이렇듯 경기북부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안보관광과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진행이 되고 있으면서도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곳, 남북 대치로 항상 긴장이 있는 곳” 등으로 이미지가 각인 되어 관광객을 유입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북부에 찾아오고 많은 볼거리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과 풍요로운 여가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경기도청 기획예산담당관 손경식